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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랜만에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론 아직도 프랑스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이민을 온지는 벌써 만으로 4년이 넘었다. 많은 일들 중엔 기분 좋은 일들도 힘들었던 일들도 있다. 내 생각엔 힘든일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내가 고통스러운 것들을 더 오래 기억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여러 일이 있을 때 마다 '아, 이런건 블로그에 담아두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 것들도 있지만 내 정신적인 여력이 따라주지 못했다. 시간이 나면 그 동안 쓰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써야겠다. 더보기
집을 한 번 사볼까 - 3 이 글을 내가 실수로 비공개로 해놔서 공개가 안된 글이다.2019년 8월이 되어서야 공개한다. 영주권에 준하는 10년 짜리 비자를 받고 내 집 마련 프로젝트는 원점으로 돌아왔다.다시 집을 알아보러 다녀야했는데 아기가 있어서 예전 처럼 항상 와이프와 동행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나 혼자 종종 알아보러 다녀야했는데, 나도 불어로 부동산 용어를 잘 모르고 집을 파는 Promoteur들도 영어를 잘 못했다.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날에 가기라도 하면 말이 잘 안통하는 나에겐 말도 잘 안걸어주고 암튼 좀 답답했다. 하루는 회사 HR팀으로 부터 이메일이 왔는데 집 구매에 관한 정보가 있었다.거의 1 년 정도 집 검색을 안했던터라 요즘 정보나 얻어보자 하고 갔는데 괜찮아 보이는 집이 하나 있었다.집에 와서 와이프한테 보여.. 더보기
이민 2 년 1.프랑스로 이민 온지도 만으로 2 년이 좀 지났다. 요즘 한창 느끼는 것이, 이민 1 년 차 일땐 '1 년 밖에 안있었는데 생각보다 불어를 잘 하네' 라고 스스로 생각을 했는데 2년이 되니까 '2년이나 있었는데 이것밖에 못해?' 라는 생각이 든다.뒤돌아보면 불어 공부는 이민 초반에 시험 때문에 잠깐 공부하고 책 같은 건 손도 안댔다.그냥 회사 다니면서, 일상 생활 하면서 눈치껏 알아듣고 눈치껏 대답했다.그 동안 눈치 스킬만 레벨업 했다. 회사에서 터키에서 이민 온 프로젝트 매니저 (이하 PM)가 있는데 이 친구랑 일하면서 불어 듣기, 말하기가 좀 향상된 것 같긴하다.다른 부서에서 특정 프로젝트 때문에 우리팀이랑 같이 일하게 됐는데 첫만남 부터 '너희 팀은 영어로 대화하니?' 라는 질문으로 나를 불편하게.. 더보기
집을 한 번 사볼까 - 2 장인어른께선 현재 은행 이자율이 이렇게 낮은 걸 평생 본 적이 없으며, 내가 은퇴할 때 쯤엔 장인어른 은퇴 시점과는 다르게 정부 노후 대책이 형편 없을 거란 말씀을 하셨다. 뭔가 한국의 상황과 묘하게 똑같아 보였다. 그래서 집을 지금 구매하는 게 노후를 생각해서라도 나은 판단이라고 하셨다.그 외에도 왜 지금 집을 구매하는 것이 좋은 판단인지 여러 이유를 대셨고 그것들이 와이프를 설득하기엔 충분했다. 장인어른께선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하신다. 바로 인터넷을 통해 몇몇 은행들에서 정보를 보시더니 이정도 금액에, 이정도 크기의 집, 상환기간은 이정도 등등 예상되는 정보들을 알려주셨다.프랑스인인 와이프도 이런 것들은 전혀 몰랐던 상태였고 나는 뭐 더했기 때문에 거의 한 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 더보기
집을 한 번 사볼까 - 1 나는 한국에서 살 때 집구매에 대해 1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그럴 여유도 없었고 집을 빛 내서 구매하는 건 무언가에 구속이 되어서 자유가 없어진다고 생각했다.결혼하고 전세도 잠깐 생각해봤지만 어짜피 은행 대출금으론 당시 내가 살 던 홍대 근처에선 원하는 집은 꿈도 못 꿨다.그렇게 살다가 프랑스로 왔고 여기서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심지어 파리의 집들은 더 비싼데다가 시설도 안좋아서 더더욱 마음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회사 동료 직원이 어느날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던 스리랑카계 프랑스인인데, 아시아계 가정이라 그런지 20대 중반의 나이인데도 아직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 ( 내가 알기론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성인이 되면 출가를 한다. ).. 더보기
프랑스의 산부인과 이민을 온지가 벌써 일 년 반이나 됐다.하루하루가 새롭던게 어제 같은데 이젠 반복되는 일상에 슬슬 질리는 시점인 것 같다. 올해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 나에게 가장 큰 사건은 내가 아빠가 됐다는 것이다.처음 와이프의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축하도 많이 받고 회사 동료 직원들도 잠을 많이 자두라는 조언도 받고 갑자기 내 삶이 바뀔 줄 알았는데잠깐 그렇게 설레이다가 두어달 지나니 '내가 아빠가 된다' 라는 생각이 '와이프가 임신해서 몸이 불편하다'라는 생각으로 바뀌더라.9개월이란 시간이 길긴 한 것 같다. 내가 아빠가 된다는 생각을 거의 까맣게 있고 있었으니. 예정일을 2 주 정도 남겨둔 어느 날, 갑자기 와이프가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는 것이다.영화 처럼 산모가 막 소리지르고 그러진 않더라,.. 더보기
소매치기 잡을 뻔한 사연 보통 어떤 국가를 가서 3개월 정도 지나면 낯섦이 차차 사라지면서 익숙해 진다고 한다. 근거는 없지만 맞는 소리인 것 같다.내가 작년 6월에 도착해서 9월쯤 됐을 때 이미 직장도 다니고 있고 와이프 없이도 내가 사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알아서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보통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데 비가 오면 메트로(전철)을 탔다. 이제 집-회사 정류장들도 알고 있어서 음악이나 컬투쇼를 들으면서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가려면 Château d'eau 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여기가 프랑슨지 아프리칸지 혼동케 하는 비주얼이 강한 곳이다.듣기론 아프리카 커뮤니티가 있다고 한다. 유난히 흑인 전용 미용실이 많고 미용실에서 호객행위를 한다. 타겟은 대부분 흑인 여성인데, 대머리 흑인.. 더보기
처음 프랑스 병원 간 날. 일요일 낮 부터 몸이 으슬으슬 했다.오전에 먹은 레바논 샌드위치가 얹힌 느낌이 들었다. '진통제 먹고 낮 잠 좀 자면 나아지겠지' 하고 몇시간 자고 일어 났더니 구토 증세에 열까지 더해졌다. 월요일 아침에 가능하면 출근을 하려고 했는데 회사에 열이 많이 나서 집에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후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병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프랑스는 한국 처럼 아프다고 바로 병원에 가지 않는다.무슨 말이냐면 여기에서 '병원 ( hôpital )'이라고 하면 수술이나 큰 병이 있을 때 가는 곳으로 생각한다.실제로 병원들의 규모도 다 크다. 이 병원의 이전 단계가 있는데 한국의 '의원' 개념과 비슷한 것 같다. 'docteur indépendant' 라고 하면 알아듣더라.긴급한 일이 아니면 .. 더보기
프랑스 테러 - 2015년11월13일 영국 런던에서 한국인 친구가 놀러와서 몇일간 우리집에서 묶고 있었다. 그러다 내일이 돌아가는 날이라 김치찜에 소주로 송별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페이스북으로 메세지가 엄청나게 오는 것이다. 파리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친구가 있는데, 금요일 밤에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가 근방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일단 몸을 숨기고 있다고 했다. 집이 총격 사건지 근처라 무서워서 혼자 집에 있을 수가 없다는 거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와이프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바로 뉴스를 켜봤더니 정말 7명의 사상자가 나와있는 상태였다. 이때 까지 이게 테러인지 무슨 갱단의 소행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친구에게 택시를 타고 우리집으로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했다. 그러나 잠시 후 뉴스에서 사건지 근방을 전부 폐쇄했다는 이.. 더보기
프랑스 릴(Lille)에 가다. feat 됭케르크(Dunkerque) 처제는 의사다. 정확히 무슨 의사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정형외과 의사인 것 같다.처제의 남자친구도 의사다. 역시 잘 모르겠는데 정형외과 의사인 것 같다.그래서 같이 있으면 든든하다. '갑자기 즉사하지 않는 한 죽을 일은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암튼, 그래서 그 저체가 이번에 박사학위를 딴단다.대학도 졸업 안 한 나에게 박사학위란 음 뭐지 먹는건가?박사학위를 취득할 때 지도 교수와 가족, 친지들 앞에서 본인의 연구 자료를 발표하고 간단한 샴페인 파티를 한단다. 그래서 우린 릴(Lille)로 향하게 됐다. 프랑스 북쪽 도시는 파리에 비해서 붉은 벽돌로 된 건물이 많았다. 첫날은 처제네 집에서 묶고 다음 날 됭케르크에서 장모님 절친네 댁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릴로 돌아와 처제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