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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이민

이민 2 년 1.프랑스로 이민 온지도 만으로 2 년이 좀 지났다. 요즘 한창 느끼는 것이, 이민 1 년 차 일땐 '1 년 밖에 안있었는데 생각보다 불어를 잘 하네' 라고 스스로 생각을 했는데 2년이 되니까 '2년이나 있었는데 이것밖에 못해?' 라는 생각이 든다.뒤돌아보면 불어 공부는 이민 초반에 시험 때문에 잠깐 공부하고 책 같은 건 손도 안댔다.그냥 회사 다니면서, 일상 생활 하면서 눈치껏 알아듣고 눈치껏 대답했다.그 동안 눈치 스킬만 레벨업 했다. 회사에서 터키에서 이민 온 프로젝트 매니저 (이하 PM)가 있는데 이 친구랑 일하면서 불어 듣기, 말하기가 좀 향상된 것 같긴하다.다른 부서에서 특정 프로젝트 때문에 우리팀이랑 같이 일하게 됐는데 첫만남 부터 '너희 팀은 영어로 대화하니?' 라는 질문으로 나를 불편하게.. 더보기
프랑스의 산부인과 이민을 온지가 벌써 일 년 반이나 됐다.하루하루가 새롭던게 어제 같은데 이젠 반복되는 일상에 슬슬 질리는 시점인 것 같다. 올해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 나에게 가장 큰 사건은 내가 아빠가 됐다는 것이다.처음 와이프의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축하도 많이 받고 회사 동료 직원들도 잠을 많이 자두라는 조언도 받고 갑자기 내 삶이 바뀔 줄 알았는데잠깐 그렇게 설레이다가 두어달 지나니 '내가 아빠가 된다' 라는 생각이 '와이프가 임신해서 몸이 불편하다'라는 생각으로 바뀌더라.9개월이란 시간이 길긴 한 것 같다. 내가 아빠가 된다는 생각을 거의 까맣게 있고 있었으니. 예정일을 2 주 정도 남겨둔 어느 날, 갑자기 와이프가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는 것이다.영화 처럼 산모가 막 소리지르고 그러진 않더라,.. 더보기
황당한 불어 시험 이야기 4월에 불어 시험을 보러 파리 외곽인 Malakoff를 찾았다.Université Paris Descartes라는 대학이 시험장이라 거길 찾고 있는데 같은 곳에서 공부한 코소보 학우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같이 학교로 들어가려는데 입구에서 부터 막혔다. 나는 내 이름과 일시 장소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왔는데 이 친구가 가져온 종이엔 오늘 날짜가 아닌 몇 주 후 날짜가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헛걸음한 친구를 보내고 안에 들어가니 다른 학우들이 모여있는 걸 발견했다.십여분을 기다리니 안내자가 나타나서 4층인가 5층으로 올라오라고 했다. ( 임산부는 엘레베이터 )미리 와서 시험장 앞자리를 차지하려는 생각은 시험장이 있는 층에 도착하자 마자 전혀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좁은 복도에 서서 본인 이름.. 더보기
취업 후 7개월, 그리고 내가 만난 동료들 내가 회사를 다닌지 벌써 반 년 하고도 두 달이 지났다.참 빠르다.첫 3개월은 CDI 를 받기 위해 노력했고 그 뒤 부터는 나를 멤버로 받아준 동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CDI를 받았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몇 달은 일 끝나면 놀러다니기에 바빴다.그러다가 이 노는 게 어느 순간 무료해지더라. 그러다가 퇴근 후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오늘 내가 짠 코드의 실용성에 대해 집착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노틀담 아니면 루브르 박물관을 지나야 하는데 한 때는 이것이 퇴근시 느끼는 잠깐의 기쁨이었다면 내 코드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머리로만 생각해서 그걸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적용하고 성공했을 때는 쾌락에 가까웠다. 내 스스로 발전을 했다고 느끼지만 동.. 더보기
처음 프랑스 병원 간 날. 일요일 낮 부터 몸이 으슬으슬 했다.오전에 먹은 레바논 샌드위치가 얹힌 느낌이 들었다. '진통제 먹고 낮 잠 좀 자면 나아지겠지' 하고 몇시간 자고 일어 났더니 구토 증세에 열까지 더해졌다. 월요일 아침에 가능하면 출근을 하려고 했는데 회사에 열이 많이 나서 집에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후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병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프랑스는 한국 처럼 아프다고 바로 병원에 가지 않는다.무슨 말이냐면 여기에서 '병원 ( hôpital )'이라고 하면 수술이나 큰 병이 있을 때 가는 곳으로 생각한다.실제로 병원들의 규모도 다 크다. 이 병원의 이전 단계가 있는데 한국의 '의원' 개념과 비슷한 것 같다. 'docteur indépendant' 라고 하면 알아듣더라.긴급한 일이 아니면 .. 더보기
프랑스 회사의 회식 드디어 기다리던 회식이 왔다.프랑스의 회식은 어떨까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입사 한달 반쯤 됐을 때였나, 팀 매니저가 전체 메일을 돌렸다.한국에선 짧게는 당일. 좀 점잖으면 2 주 전 쯤에 회식일을 잡곤했는데 여긴 1달 반이나 전에 회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사내 이메일로 참석 여부를 받고 자유롭게 참석 / 불참석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난 한국에 있었을 때도 회식을 좋아하던 타입이라 소식을 듣자마자 수락을 눌렀다. 대강 스케쥴은1차 : 레이저건 서바이벌 게임2차 : 식사3차 : 각자 알아서들이었다. '레이저건 서바이벌 게임'음...'설마 내가 초딩 때 몸에 하드디스크 같은 거 두르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레이저건을 서로 쏘아대던 그것인가?''조춘 아저씨가 모델로 있던 그것?'21세기 레이저 게임은 얼마나.. 더보기
프랑스 회사 취업 후 드디어 90일. 그 동안의 이야기. 왜 제목에 '드디어'가 붙었을까.그 이유는 90일이 지난 나는 이제 진짜 CDI 고용인인 것이다.CDI (contrat à durée indéterminée )는 불특정 계약기간을 의미한다.반대인 CDD (contrat à durée déterminée)는 특정 계약기간을 의미한다.CDD는 또 프리랜서랑은 다른 것 같다.내가 구직활동을 할 때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Remixjobs 에서도 보면 체크박스란에 CDI, CDD, STAGE, FREELANCE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 STAGE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턴의 개념이다. )당시 나는 뭐든 일단 그냥 구하기만 했으면 해서 별로 신경 안 썼던 부분이긴하다.나는 운 좋게도 처음 부터 CDI로 입사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다.프랑스는 해고가 어려운 만큼 고용.. 더보기
프랑스 테러 - 2015년11월13일 영국 런던에서 한국인 친구가 놀러와서 몇일간 우리집에서 묶고 있었다. 그러다 내일이 돌아가는 날이라 김치찜에 소주로 송별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페이스북으로 메세지가 엄청나게 오는 것이다. 파리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친구가 있는데, 금요일 밤에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가 근방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일단 몸을 숨기고 있다고 했다. 집이 총격 사건지 근처라 무서워서 혼자 집에 있을 수가 없다는 거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와이프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바로 뉴스를 켜봤더니 정말 7명의 사상자가 나와있는 상태였다. 이때 까지 이게 테러인지 무슨 갱단의 소행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친구에게 택시를 타고 우리집으로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했다. 그러나 잠시 후 뉴스에서 사건지 근방을 전부 폐쇄했다는 이.. 더보기
프랑스 취업 성공담 - 2 나를 채용하겠다고 한 또다른 한군데 회사와 계약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러 방문했다.이미 한군데는 붙었기 때문에 이 때 부터 마음은 상당히 차분해진 상태였다.먼저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은 내 코드를 체크한 개발자가 내 코드가 마음에 든다는 것이었다.나도 안다. 돈 주는 사람은 사장이라는 걸. 하지만 동료가 될지도 모르는 다른 개발자로 부터 칭찬은 나를 가장 기쁘게했다.회사에 도착해서 잠시 기다리니 나를 사장실로 안내했다.단 둘이서 연봉과 그 외에 여러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이 회사 사장이 처음으로 꺼낸 화두는 '미국과는 다르게 프랑스는 사람을 해고하기 엄청나게 힘들다'였다.최소 2달 전에 해고를 통보해야 하고 해고를 하는 이유도 증명해야하고 절차도 오래 걸리고 사측은 뭔진 모르지만 패널티도 있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