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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취업, 회사 이야기

프랑스 취업 실패담 - 3

프랑스 취업 실패담 3탄.

참 길다. 실패담. 쓰다 보니 생각 보다 더 길어지는 것 같다.


여튼, 다음 단계는 실제 코딩이었다.

이메일을 통해 PSD 파일과 주문서(?)가 도착했다.

테스트의 내용은 간단했다.

모바일, 태블릿, PC를 위한 각각의 레이아웃이 있었고 HTML,CSS,JS만을 이용해 이것들을 구현하는 것이다. 

보너스 문제로 모바일에서 햄버거 버튼(석삼자 모양의 버튼. 서양에선 그렇게 부르더라 ㅎㅎ) 클릭시 메뉴가 나타나게 하고 페이지에 존재하는 아무 버튼이나 눌렀을 때 모달 팝업이 뜨게 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단 훨씬 쉬웠다. 평소에 하던 게 저거니까.

일단 레이아웃 같은 경우는 흔하게 모바일에선 가로 100%, 태블릿에선 40%, 60%, 100%식으로 다양하게 구현, PC에선 33% 식이였다.

내 생각에 이건 테스트고 구형IE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레이아웃은 CSS3로 해결하기로 했다.

flex, flex-wrap, align-items, justify-content 등등 한국에서 연습만 하고 실전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던 것들을 쓰기 시작했다.

확실히 편했다. 가운데 정렬이나 레이아웃 정렬 등 검색 몇 번 하고 쓱싹 해치워 버렸다.

보너스 문제도 다 만들어서 보냈다.

JS도 jQuery를 안쓰고 그냥 생으로 코딩했다. 실제 업무는 jQuery로만 했는데 이건 뭐 크로스브라우징이 필요 없으니(게다가 JS도 가능하단 걸 보여줄려고) 굳이 jQuery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테스트 코드를 보내고 한 1주일이 흘렀을까, 너무 답장이 없어서 오늘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문의 메일을 보내려던 참이었는데 답장이 도착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더 이상 인터뷰를 진행 할 수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via GIPHY


나는 곧 답장을 보냈다. 

인터뷰 기회를 줘서 고마웠다 그런데 내 코드의 무엇이 문제였냐고.

몇 시간안에 답장이 왔다.

  • PSD의 마진,패딩을 따르지 않았다.
  • 버그가 있다.

...엥?!



via GIPHY


무슨 말이지? PSD 확대 해서 1px 까지 정확하게 쟀는데?

다시 PSD와 내 코드들을 열어 보고


잠시 후...


나는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나는 모바일 코딩을 할 때 항상 PSD 디자인을 2분의 1로 나눠서 잰다.

무슨 말이냐면 만약, 이미지 가로가 100px이면 코딩 할 땐 50px로 설정한다.

패딩이 20px 이면 10px 이런 식이다. 모바일에서 태블릿까진 이렇게 한다.

이렇게 코딩을 하는 이유는 레졸루션 때문인데 내 짧은 지식으로 설명하자면 모바일 디바이스들의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PSD의 이미지를 잘라서 그대로 사용하면 해상도가 높은 디바이스에선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640px PSD로 작업하면 코딩을 320px이 되는 것이다. 이러면 디자인이 선명하게 나온다.

코딩 테스트에서도 아무 의심없이 이렇게 작업한 것이다.

회사측 입장에선 모든 것이 기대했던 것 보다 반으로 된 사이즈로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버그는 무엇인가?

코드를 보내기 전에 내 폰(갤럭시S4)와 집에 있는 아이패드와 PC와 MAC으로도 확인을 몇 번이고 하고 보냈는데 어디서 버그가 있다는거지??

한참 동안 이리 저리 테스트를 하다가 버그를 발견했다.

모바일 버전에서 의도치 않은 10px의 가로 스크롤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니 왜 이걸 못 본 건지...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다 왜 저걸 못 봤을까.

실제로 작업을 할 때 JS에 쏟은 시간이 훨씬 많다. 

생JS로 짜다 보니 이런 저런 테스트와 함께, 검색 시간, 구조 등등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function식으로 만들었다가 코드 보내기 전날에 object 형식으로 바꿨다.


지금 생각 해보니 테스트가 아니고 나 혼자 도전을 한 것 같다.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건데 실전에서 안 써본 기술들을 사용하려 했고 jQuery로 쉽게 원래 하던대로 할 수 있던 것들을 JS로 만들려고 했다.

덕분에 실력이 늘은 것 같긴 한데(...) 취업에선 실패 했다.

너무나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강했던 만큼 실패의 여운도 길었다.


이 때 부터다. 내가 매일 레쥬메를 하루에 최소3개씩 보내기 시작한 때가.

새학기가 시작되고, 휴가철이 끝나고 다들 본인들의 업무로 복귀하는 시점인 9월은 다가오고 있는데 나는 면접 하나 붙었다고 완전히 손 놓고 있던 것이다.(여행 다니느라 바빴다)

이제 부턴 파리에 있는 회사만 보내는 게 아니고 프랑스 전역으로 레쥬메를 뿌려댔다.

확실히 보내는 양이 많으니 답장을 주는 회사도 많아졌다.


마침, 비자 일로 님(Nimes)에서 파리로 갈 기차표를 끊었는데 파리의 한 회사로 부터 답장이 왔다.

'안녕. 너의 레쥬메가 흥미롭다. Skype가능한가?'

나는 바로 가능하다고 답장했고,

저번 처럼 Skype로 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걸까봐 핸드폰도 만땅으로 충전해뒀다.

하지만 나의 기대를 깨고 정상적으로 Skype로 연락이 왔다.

대화는 영어로 했는데 다른 회사 면접관 보다 영어가 훨씬 뛰어났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사람은 CTO였고 미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나보다.

기본적인 인터뷰를 마치고 회사 내방이 가능한지 나에게 물었다.

마침 내일 파리에 가니,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느낌이 이번엔 좋았다.(항상 좋지 처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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