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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취업, 회사 이야기

프랑스 취업 성공담 - 1


출처 : http://snk.wikia.com/


출처 : http://dreamcancel.com



그렇다. 제목에서 알 수 있지만 취업 성공담이다.

프랑스에 온 이후로는 Remixjobs을 통해서만 이력서를 넣고 있었는데 왜냐하면 반응률이 상당히 높다. 내가 면접을 봤던 회사는 전부 여길 통해서 연락이 왔다.

하지만, 취업까진 연결이 되질 않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링트인을 통해서도 이력서를 보내기 시작했다.

사실, 링트인을 통해서는 종종 이력서를 보냈으나 답장 한장 주질 않아서 사실상 링트인을 위한 취업은 거의 포기 상태이긴 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한 통의 이메일이 왔는데 내가 링트인을 통해 이력서를 보낸 회사였다.


나 : 음...스타트업은 아니고 광고 에이전시네? 음...에이전시네...? 음...


사실 내 머리속에 에이전시란 에이전시 === SI === 야근지옥; 이었다.

하지만 여긴 프랑스가 아닌가. 한국이 아니란 말이다!!

용기를 내서 면접 제의를 수락했다.


몇일 후

면접 장소는 몽마르뜨(수정 : 몽마르뜨가 아니고 가르 드 노(Gare de nord) 근처다) 근처에 위치한 본사였는데 생각 보다 회사 규모가 크다는 걸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안내 데스크에 있던 흑인 여자에게 또 되지도 않는 불어로 면접 보러 왔다니까 이름을 적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란다.

'우와 안내 데스크도 있구나!!'

갑자기 뭔지 모를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몇 분을 기다리니 HR팀 소속의 한 여자가 나를 데리러 왔다.

'우와 HR팀이 있구나!!'

더 쫄았다. 모르겠다 내가 왜 그랬는진.

HR팀이 한 명도 아니고 열댓명 돼보였다.

어쨌거나 면접실에 앉아서 몇 분 기다리니 또 다른 HR팀의 직원이 내 이력서를 가지고 들어왔다.

그렇게 두명의 HR팀 직원과 면접이 시작됐다.

직원은 처음에 나를 데려온 여자 한명, 나중에 이력서를 가지고 들어온 남자 한명이었다.

남자 직원은 시종일관 미소를 띄고 있었고 영어를 잘 못하는 듯 여직원이 거의 대부분의 면접을 진행했다.

여직원은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HR팀이다 보니 기술적인 질문은 없었고 내 성장 배경이나 프랑스로 오게 된 이유,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등을 물었다.

꽤 뻔한 질문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긴장을 늦출 수 없던 이유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이 뭔가 이상하면 재차 답변을 요구하거나 그거 말고 다른 이유를 대라고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면접관 : 본인이 가진 단점은 무엇인가.

나 : (예상한 질문이었음) 불어가 가장 단점이다. 네이티브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서 그렇지만 곧 일상 업무에서 커뮤니케이션 할 만큼 실력을 키울 것이다.(너무 모범 답변 ㅋㅋ)

면접관 :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이미 불어는 당신의 단점이다. 뻔히 아는 거 말고 우리가 모를만 한걸 말해달라.

나 : ....네? @_@;

순간 내 뇌의 뉴런을 초 집중해서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을 안해서 가끔 기초적인 지식의 공백을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내 업무(프론트 개발)에 있어서는 문제 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휴)

그 외에도 몇몇의 위기 상황을 해치고 나갔지만 내 멘탈은 이미 붕괴되고 있었다.

여자 면접관이 면접 프로세스는 HR팀 면접 -> 개발팀 매니저 면접 -> 개발팀 본부장 면접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각 면접은 약 1주일 정도의 텀이 있다고 했다.

이미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 다음 프로세스는 별로 중요치 않게 다가왔고 오늘 저녁은 내가 좋아하는 KFC나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면접이 거의 끝날 무렵,

한 남자가 복도를 획 지나갔다가 돌아와서 우리를 쳐다봤다.

그 사람은 만약 내가 HR팀 면접을 통과하면 그 다음 면접관으로서 나를 심사할 사람이었다.

우연히 만나게 됐는데 마침 본인이 시간이 있다고 HR팀만 괜찮으면 면접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 이렇게 된거 다음 면접까지만 이라도 보자'

라는 생각에 바로 다음 단계 면접까지 가게 됐다.

HR팀은 필요한 서류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매니저는 인상이 좋아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매니저가 영어에는 능숙하지 않았지만 개발 언어 중심의 면접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서로 영어,불어,손짓,발짓 해가며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면접이 끝난 후 회사 내부를 구경 시켜주겠다고 했다.

사내에 도서관이 있는 건 처음봤다.(대부분 도서관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지만)

옥상에 올라가니 노틀담드파리, 에펠탑, 개선문 등등 파리의 랜드마크들이 잘 보였다.

내가 알기론 파리는 많은 지역이 6층 이상 건물이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전망이 참 좋았다.

몸에 타투가 있는 직원들도 종종 보이고 스케이트 보드도 들고 다니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 처럼 보였다.

그리고 개발팀 방문.

개발팀은 본사 근처에 다른 건물에 있었다. 건물을 건축법상 증축도 안되고 해서 파리 곳곳에 부서들이 나뉘어져 있다고 했다. 

여튼 개발팀에 들어가는데 문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개발팀 본부장이었다.

매니저와 본부장 둘이 무슨 이야길 하더니 본부장 제스쳐가 '아 그래? 나도 지금 시간 되는데?' 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마지막 면접 급돌입.

처음 HR팀 면접 부터 면접만 3시간 했다.

본부장의 영어는 가장 유창했고 상당히 밝은 성격이었다.

본부장의 와이프가 일본분이라 한국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알고 있는 듯 했다.

특히 야근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프랑스 회사는 노동법을 '지키기' 때문에 야근자가 많을 수록 추가 수당 때문에 손해가 커서 야근은 거의 없다고 했다.

내가 한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그런지 노동법에 대한 존중이나 휴가를 1년 안에 원하면 다 쓸 수 있다는 것 등등을 강조 했다.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연차가 25일이란다. 거기에 회사 역량으로 더 추가할 수 있는데 이 회사의 경우는 연차가 37일 이었다.(공휴일 주말 제외)

'37일...!'

한국에서 1년에 15일 다 쓰기도 눈치보였는데 37일이라니...일은 언제 하란 말인가.

게다가 자녀가 태어나면 남편의 경우 추가로 2주 유급휴가가 존재하고

육아에 도움이 되기 위해 가정부도 고용해 준다고 한다.(고용비에 대해서 100% 지원인지 일정 비율만 지원인지는 잘 모르겠다.)

출퇴근비 65%지원.

업무와 관련된 교육비 일체 지원

1년에 한번씩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여행 지원. (예를 들어 미국 1주일 여행 왕복 티켓 + 호텔이 한화로 40만원 정도였다.)

3개월 동안은 자유롭게 내가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고 회사도 나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고 했다.(이건 한국과 같지?!) 일종의 수습시간인데 월급의 30% 차감 이딴거 없다. 100% 지급.

눈이 한참 휘둥그레져 있는데 내가 YES라고 말만 하면 나를 고용할 의사가 있다고 본부장이 말했다.

'헐. 지금 채용하는건가?' (채용 프로세스 3주라매)

너무 얼떨떨 해서 집에 가서 와이프랑 얘기 하고 이메일로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장장 3시간의 면접을 마치고 나왔는데 와이프한테 연락이 왔다.

장모님이랑 처남이랑 한국 레스토랑에 있으니 점심 먹으러 오라는 것이다.

한 만오천원 쯤 하는 돼지 불백을 먹었는데 엄청 맛있게 먹었다.

밥 먹고 커피 한잔 하면서 와이프 가족들과 얘기하는데, 일단 축하한다고 했다.

조건도 나쁘지 않고 회사도 좋은 회사 같다면서.

그 즈음 다른 회사로 부터도 합격 발표가 났다.

프랑스 취업 실패담 4에서 직접 방문 코딩 테스트를 했던 회사였다.

연봉과 계약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으니 내방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젠 나도 선택을 할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via GIPHY

일단은 남은 한 군데 회사의 조건을 비교해 보고 한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와이프와 결정했다.

기분 좋아서 와인 가격도 저렴하겠다, 이 날 밤 와인 엄청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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