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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민 준비/반려동물 출국

모카(개)의 해외여행 준비-2

시간이 꽤 지나서 출국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동안 이민에 관련된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가 출국 2주 정도를 남겨두고 다시 모카의 남은 서류 작업을 시작했다.

내가 공항에 가져가야 할 서류는

  • 광견병예방접종 증명서(Rabies antibody test application(certificate) form) - 마이크로칩번호,기재돼 있어야함, 건강하단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야함, 견주 싸인 필요, 광견병항체가 결과, 면역유효기간, 동물병원 원장 싸인돼 있어야함
  • EU에서 발급되는 Form(프랑스 검역기관에서 다운 받을 수 있음).
  • 건강증명서(추후 외국에서 또 요구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영문으로)
이다.


절차는 이렇다.
  • EU에서 발급된 Form은 반은 수의사가, 반은 검역원이 채우도록 되어있다. 먼저 수의사가 채우도록 한다.
  • 위의 언급된 서류들을 전부 가지고 가까운 공항 검역소로 가서 나머지 EU-form을 채운다.(수수료 1만원)
  • 비행기 수속을 밟을 때 서류를 제시한다.

상기 정보는 내가 인천공항 동식물 검역소에 전화해서 얻은 것이다.
한가지 참고할 점은 인천공항이든 김포공항이든 검역소에서 내가 가려는 해당 국가 검역소에서 요구하는 서류들을 100% 알지도 못 하거니와 보장하지도 않는다.

무슨 말이냐면, 인천공항 검역소 직원이 "이런이런 서류 준비해서 가져가시면 됩니다" 라고 해서 그대로 그 서류 준비해서 가져가도 해당국에서 "NO. 당신 동물은 한국으로 돌려보내질 겁니다." 라고 할수도 있는 것이다.

위에 밑줄 쳐진 '건강하단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야함' 도 역시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얻는 정보인데 광견병예방접종 증명서엔 그런 것을 기재하는 곳이 없다. 그래서 "기재하는 곳이 없는데 어떻게 합니까"라고 물었더니 검역원의 답변은 "빈칸에 따로 쓰던지 아니면 건강 진단서를 떼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라고 했다.

공항 동식물 검역원도 확답을 못 주고, 동물병원 수의사도 확답을 못 주니 견주가 알아서 할 노릇이었다. 그래도 검역원이 친절하고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고마웠다.

사실 건강증명서를 떼든, 빈칸에 모카가 건강하다는 내용을 수의사로 부터 받든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슬슬 불안해지는 느낌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EU에서 발급하는 Form을 찾아보니 프랑스인인 와이프가 봐도 수의사가 아니면 알아보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서 결국 전문가를 찾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알기론 서울에 이런 일을 도와주는 업체는 서울대 동물병원과 이태원 청화 동물 병원이 있었다. 이태원이 가까워서 청화 동물 병원에 연락을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서울대 동물병원은 더이상 동물 해외 출입국 관련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은 서류 작업이 복잡해 보이긴 했지만 청화 동물병원에도 연락했고 수의사 분도 친철하시고 내가 궁금해 하는 것들도 상세하게 알려주셔서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청화 동물병원에서 모카의 광견병항체 검사신청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슬퍼3

Oh no...


역시 인생은 쉽지가 않다. 뭐라도 한 방에 되질 않는다.
잠시 혼미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수의사에게 (또 뭐가) 문제냐고 물었다.

BTW, 그 광견병예방접종 증명서라는 건 이렇게 생겼다



수의사왈 "면역 유효기간이 너무 길게 적혀 있는데요?"

면역 유효기간(Valid Period of Immunity)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곤 그 수의사는 다른 수의사와 잠시 회의를 했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해당 광견병 백신을 만든 업체에서는 해당 백신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보고 있지만 검역소에선 1년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 @_@)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중국은 어떨지 몰라도 유럽은 이런 것을 문제 삼아 돌려보낼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부터 다시 발급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내가 홍대에서 다니던 동물병원 수의사가 이 쪽에 대해 경험이 많지 않아서 백신 약에 적혀있는 유효기간을 그대로 적었던 것이다.

내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1. 홍대 병원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리고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부터 내용을 수정하여 다시 발급 받는다.
  2. 홍대 병원 수의사의 친필 싸인을 받는다.
  3. 다시 이태원 동물 병원으로 와서 나머지 서류 작업을 끝낸다.
였다. @_@;;


어찌어찌 이틀이 지나 해당 작업을 완료하고 다시 이태원으로 왔다.

여기서 EU-Form을 받고, 홍대에서 떼어온 건강증명서를 영문으로 교체해 주었다.

나오면서 개들이 비행기 탈 때 불안해 하지 않도록 편안한 느낌을 내게 하는 목걸이 하나 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건 효과가 개들에 따라 극명하게 다르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부분도 약하다카더라....


청화 동물병원에서 가격은 저 목걸이(약 3만원)을 포함해 11만원정도 지불했다.

검역소에서 이야기 하던 '건강하단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야함' 은 결국 기재되진 않았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일에 몇년은 폭삭 늙어버린 느낌이었다.

자 이제 검역소에 갈 차례다...